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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크리바 데 발라게르 몬시뇰과의 대화»에는 공상를 주제로 하는 2 항이 있음.

그런데 여성은 때때로 자신에게 맞고 자신이 부름받은 자리에 실제로 있는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집 밖에서 일할 때는 가정에서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가족에게 온전히 전념할 때는 자신의 가능성이 제한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갈등을 겪는 여성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그러한 감정은 아주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한계, 곧 인간이기에 우리 모두가 지닌 한계보다는, 삶 전체를 이끌어 줄 뚜렷한 이상이 없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자각하지 못하는 교만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어떤 면에서나 어떤 수준에서나 최고가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므로 방향을 잃고 불안에 빠지거나, 심지어 낙심하고 권태를 느끼게 됩니다. 모든 일에 관여할 수는 없고, 무엇에 마음을 쏟아야 할지 모르며, 결국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영혼이 시기심에 노출되고, 상상력이 걷잡을 수 없이 뻗어 나가 환상 속에서 피난처를 찾기 쉽습니다. 환상은 현실에서 멀어지게 하여 마침내 의지를 잠재웁니다. 제가 여러 차례 ‘그랬더라면 하는 신비주의’라고 부른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헛된 공상과 거짓 이상주의로 이루어진 태도입니다.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이 직업을 갖지 않았더라면! 건강이 더 좋았더라면, 나이가 더 젊었더라면, 시간이 더 많았더라면!’ 하는 것이지요.

해결책은 가치 있는 모든 것이 그렇듯 대가를 요구하지만, 인간 삶의 참된 중심을 찾는 데 있습니다. 모든 것에 우선순위와 질서와 의미를 줄 수 있는 것, 곧 참된 내적 생활을 통한 하느님과의 사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며 그분을 우리 삶의 중심으로 삼는다면,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의 의미를 발견하고, 인간적인 이상이 신적인 이상으로 바뀌며, 우리 삶 앞에 새로운 희망의 지평이 열립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활동의 이러저러한 부분뿐 아니라 삶 전체도 기꺼이 희생하기에 이릅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함으로써 삶은 가장 깊은 완성을 이루게 됩니다.

여성과 관련해 제기하신 문제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양상은 다르지만 많은 남성도 언젠가 비슷한 일을 겪습니다. 그 뿌리는 대개 같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빛 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이상이 부족한 것입니다.

어쨌든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작은 해결책들도 실천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는 순서를 정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많은 어려움은 질서가 없고 그 습관이 부족한 데서 생깁니다. 천 가지 일을 하면서도 모두 잘해 내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계획을 세웠고, 굳은 의지로 많은 일에 질서를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올 일이나 앞서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을 생각하느라 허둥대지 않고, 매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줄 알았습니다. 반면 일이 많다는 사실에 압도되어, 그렇게 압도된 채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물론 가정을 꾸려 가는 일 외에 다른 일은 하지 않는 여성들도 언제나 많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이것이 크고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이 직업은 참되고 고귀한 직업이기에, 이를 통해 가족뿐 아니라 수많은 친구와 지인,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줍니다. 때로는 다른 직업인들보다 훨씬 폭넓은 일을 해냅니다. 더구나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푸스데이의 제 딸들이 운영하는 곳과 같이, 여성 양성을 위한 센터에서 그 경험과 지식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위해 활용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때 그들은 가정생활을 가르치는 교사가 됩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많은 대학 교수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교육하는 교사가 됩니다.

아시다시피 성경의 바로 이 가르침이 오푸스데이의 정신의 핵심입니다. 이 가르침을 따르신다면 여러분들이 완전한 정신으로 일터에서 생활하고, 일상에서 작은 일들에 사랑을 불어넣음으로써 하느님과 온 인류를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사소한 일들에 숨어 있는 거룩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카스티야의 한 시인이 썼던 시구 한마디가 이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천천히, 필기를 하면서, 일을 잘 하는 것이,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안토니오 마차도, 시집 161).

평이한 글로 쓰여지는 영웅적 서사시

여러분, 한 신자가 매일의 가장 작은 일을 사랑으로 행할 때, 바로 그곳에서 초월적인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수없이 여러분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성소가 매일의 평범한 산문을 굉장한 시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여러 번 망치를 두드리듯이 반복하여 말을 했던 것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에서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은 평소의 일들을 거룩한 지향으로 행할 때에 여러분의 마음속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생활을 성화하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모든 임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꿈과 거짓의 이상주의나, 환상을 버리십시오. 제가 "만약 신비주의"라고 이름 지었던 행동생각들, 즉 “만약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만약 내가 다른 직업을 가졌었다면…, 만약 내가 더 건강했다면…, 젊었다면…, 나이 들었다면…”이라는 모든 생각들을 버리십시오. 그 대신 눈앞에 있는 물질적이고 직접적인 현실에 집중하십시오. 거기에 우리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손과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루카 24,39)

평신도의 청원

이 말씀을 위급한 때만이 아니라 매일 여러분들의 권리를 행사하셔야 된다는 초대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이는 또한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훌륭하게 이행하라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정치 경제적인 일들, 학업과 직업 등 모든 분야에서 여러분의 자유로운 결정들로 인한 결과와 여러분 각자가 지니는 개인적 자립성의 결과를 용기 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러한 그리스도교적인 "평신도 정신"은 편협함이나 광신(狂信)을 멀리 할 수 있게 합니다. 더 궁극적으로 말한다면 이러한 평신도 정신은 여러분이 동료 시민들과 평화롭게 지내도록 돕고, 이러한 이해와 조화를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장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