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공의회에 따르면 평신도의 사명은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됩니다. 그런데 흔히 둘 가운데 한쪽만 생각하여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교회 안에서의 평신도 과제와 세상 안에서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저는 이를 결코 서로 다른 두 과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신도가 교회의 사명에 고유하게 참여하는 것은 바로 세속적 현실과 현세 질서, 세상을 ab intra, 곧 안으로부터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성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고유하고 특별한 과제와 더불어, 평신도에게도 성직자와 수도자들처럼 신자라는 법적 신분에 따르는 일련의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 권능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자연스럽게 교회 공동체 내부에서 행사됩니다. 교회의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교계 고유의 사도직에 직접 협력하거나 초대받으면 교계의 사목 과제에 조언하는 것 등이 그러합니다.

평신도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고유한 과제와 신자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과제는 서로 대립하는 두 과제가 아니라 겹쳐지는 과제입니다.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합니다. 평신도가 동시에 신자라는 사실을 잊고 그 고유한 사명만을 바라보는 것은, 푸르고 꽃피는 가지가 어떤 나무에도 붙어 있지 않다고 상상하는 것만큼 터무니없습니다. 평신도에게 특별하고 고유하며 독특한 것을 잊거나 이 세속 사도직 과제들의 특징과 교회적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무성한 교회의 나무를 줄기만 있는 기형적인 상태로 축소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다른 언어로 된 이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