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린 사람과 같습니다.”26 하느님의 밭은 온 세상이며, 특별한 의미에서 여러분의 영혼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아버지의 밭은 우리의 밭입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분과 저에게 온 세상을 유산으로 맡기셨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위대함과 책임이라는 점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데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습니다.”27 하느님의 원수입니다. 사람들은 하느님의 이 원수인 사탄이 끼어들고 함정을 놓는다는 이야기를 꺼리거나 두려워하는 듯합니다. 저는 악마가 활동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저는 제대 아래에서 ‘Sancte Michaël Archangele, defende nos in proelio: contra nequitiam et insidias diaboli…’28라고 기도할 때 깊은 신심을 느낍니다.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의 수많은 일에서 악마의 영향으로부터 지켜 주십사고 청하는 것입니다.

‘Cum autem dormirent homines…’, 곧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단 한 마디도 흘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삶에서 교리와 거룩한 생활의 좋은 씨앗을 허비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잠, 좋지 않은 잠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Custos, quid de nocte?’29 파수꾼아, 밤이 얼마나 지났느냐? 파수꾼아, 경계하여라! 우리는 깨어 있으면서 경고의 외침을 듣고,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야 합니다.

잠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좋은 것들 가운데 나쁜 것이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30

“밀이 자라 이삭을 맺기 시작하자 가라지도 드러났습니다.”31 비유 안에 담긴 하느님의 가르침은 얼마나 놀랍습니까! 단순한 영혼에게는 밝고 명료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며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바리사이들이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 밭, 원수, 가라지….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다가가, 내밀한 기도 안에서 비유를 설명해 주십사고 청하십시오. ‘Edissere nobis parabolam!’32

주님께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싶다고 말씀드리십시오. 그러지 못했음을, 자신이 잠들고 있음을 깨닫는다면, 참으로 슬픈 그 잠에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깨어나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소홀해진 것은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약해서였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곧바로 주님께 말씀드려야 합니다. “이제부터 저는 주님과 함께 굳세어지겠습니다. 패배는 제 것이고, 승리는 주님의 것입니다.”

저는 세상에 악이 없기를 바랍니다. 밭은 갈아엎어지고 필요한 돌봄을 받으며, 씨앗은 아낌없이 뿌려질 것입니다. “주님, 원수들에게서 저를 구하소서. 당신께 피신합니다. 당신은 저의 하느님이시니, 당신 뜻을 실천하도록 저를 가르치소서.”33

목차
26

마태 13,24.

27

마태 13,25.

28

“성 미카엘 대천사님, 싸움 중에 저희를 보호하시고, 악마의 악행과 간계에서 저희를 지켜 주소서. (…)” “로마 미사 경본”, “성 미카엘 대천사에게 바치는 기도”. (원문 편집자의 풀이)

29

이사 21,11.

30

마태 26,41.

31

마태 13,26.

32

마태 13,36.

33

시편 143[142],9-10.

성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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